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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통신
책, 고양이, 오후   |    전지영

▶ <책 고양이 오후>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만한 그 순간에 대한 세밀한 기록, 사소한 애정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이소중입니다.

책, 고양이, 오후 이 세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기분 좋은 나른함에 사로잡힙니다. 그 나른함은 한가하고 따뜻하고 충만한 느낌을 주고요.
마치 오늘 소개해드릴 책, <책, 고양이, 오후>처럼 말이죠.

탄산 고양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전지영 작가는 <책, 고양이, 오후>를 통해 책과 고양이와 함께하는 고요하면서도 자유로운 싱글라이프를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는 작가의 일상에는 쓸쓸한 표정이 별로 없습니다.
대신 삶의 매 순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려고 합니다. 책을 읽고 고양이를 돌보고 요가를 하는 것도 그런 애정의 일환입니다.
작가는 책을 읽으며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는 평생 바라던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요가를 하며 나 자신을 바꿀 수는 없지만 조금씩 노력할 수는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를 보며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아가기도 하고요.

<책, 고양이, 오후>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전지영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도 담겨 있습니다. 책 읽는 여자와 고양이 그림들은 지금 이 순간의 애정을 추구하는 이 책의 감성을 더욱 잘 보여줍니다.

또한 <책, 고양이, 오후>에는 전지영 작가가 사랑하는 열 명의 소설가와 그들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프란츠 카프카, 레이먼드 카버, 로맹 가리 등의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이 한 작가의 삶을 어떻게 아우르는지 보여줍니다. 미처 몰랐던 소설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작가들의 책을 읽고 싶어지지요.
저는 실제로 <책, 고양이, 오후>의 편집을 진행하면서 이 책에 소개된 어슐러 르 귄의 책을 다시 읽어보았고, 어슐러 르 귄이라는 소설가와 좀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분들 역시 저와 같은 기분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책, 고양이, 오후>의 프롤로그에는 이런 말이 등장합니다.
“누구라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혼자가 아니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독서를 하며 아이러니하게도 소설가 혹은 책 속의 누군가와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작가의 말은 평범하지만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처럼 이 책 <책, 고양이, 오후>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만한 시간에 대한 세심한 기록입니다.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지고, 어떤 것은 새롭게 피어나겠죠. 사소한 일상을 선명하고 생기 있게 기록한 이 책 <책, 고양이, 오후>은 이런 날에 더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에 더 많은 애정이 깃들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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