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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부야 하치코 동상 앞에 ‘그녀’의 머리를 가져다 놓은 지 반년, 시라이시 가오루는 여전히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런데 시라이시 가오루의 주변 사람들은 자꾸만 그에게 탐정을 하라고 권한다. 게다가 그가 가는 곳마다 계속해서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다. 심지어 그 사건들을 어느새 해결하고 있는 시라이시 가오루. 결국 그는 어쩌다 보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맡게 된다.

작가
시라이시 가오루,
발매
2018.01.30
브랜드
[위즈덤하우스]
분야
[소설/비소설]
페이지
352p
크기
128*188mm
가격
13,000원
ISBN
979-11-6220-252-4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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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탐정이 되어버린 평범한 회사원 시라이시 가오루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데……

 

시라이시 가오루가 돌아왔다. 전작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에서 하치코 동상 앞에 그녀의 머리를 유기하고 죽을 고비를 넘긴, 바로 그 주인공. 여전히 세상사에 초연한 것처럼 굴지만, 세상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자꾸만 사건이 굴러들어온다. 그럼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느새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얄미우면서도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는 머리를 유기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을 시라이시 가오루의 시선으로 차분하게 따라간 장편소설인 전작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와 달리, 프롤로그와 막간극,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네 개의 사건이 벌어지는 연작소설집으로, 전작에 비해 한층 발랄하고 경쾌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시부야 역의 하치코 동상 앞에 그녀의 머리를 가져다 놓은 지 반년, 시라이시 가오루는 여전히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런데 시라이시 가오루의 주변 사람들은 자꾸만 그에게 탐정을 하라고 권한다. 게다가 그가 가는 곳마다 계속해서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다. 심지어 그 사건들을 어느새 해결하고 있는 시라이시 가오루. 결국 그는 어쩌다 보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맡게 된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시라이시 가오루에게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당신의 천직은 탐정이야!” 그럴 때마다 시라이시 가오루는 그저 곤란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칭찬은 고맙지만, 나에게는 사건을 해결하는 재능 같은 건 없어.”

 

반경 3미터 일상 미스터리 소설의 탄생!

평범한 회사원이 풀어나가는 비범한 이야기들

 

지극히 평범한 주변의 일상 속에서 벌어질 법한 반경 3미터 일상 미스터리 소설로 불리는 이 작품 속에는 요란하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은 채로 계속 미궁에 빠져 있는 사건들, 그래서 더 미스터리한 일상 속 수수께끼, 평범한 회사원이 풀어나가는 비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주인공이 왜 탐정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의 과정을 늘 그렇듯 무심하고 담담한 시라이시 가오루의 시선을 따라 보여준다.

주인공의 통찰력, 상상력, 또 추리력으로 진상을 파헤치는 미스터리적인 재미도 쏠쏠하지만, 사건의 해결 자체보다 시라이시가 겉으로는 귀찮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또한 시라이시 가오루뿐만 아니라 노다와 사에구사 등 매력 넘치는 주변 인물들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시라이시 가오루는 모두가 퇴근하고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서 나를 떠올리는 사람이 없는 이상 나는 이곳에 없다. 아니 나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누군가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는 비록 이곳에 없더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를 떠올린다. 반년 전 머리를 잘라낸,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그녀를. 그가 그녀를 기억하는 한,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쾌한 재미와 깊은 감동을 함께 선물하는 시라이시 가오루, 우리는 오래도록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줄거리>
 
「눈앞의 낯선 그대에게」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시라이시는 백골화된 시체를 우연히 발견한다. 경찰은 투신자살이라고 짐작하며 사후 4~5년쯤 됐다고 하지만, 그 빌딩은 지어진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시체의 유류품에서 요쓰비시 상사의 사원 배지가 나온다. 가도쿠라 료스케, 행방불명된 유능한 사원이다. 투신자살인 줄 알았던 시체에 칼로 찔린 상처가 발견되고, 그의 양복 속주머니에 든 페이퍼 나이프가 사에구사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녀가 의심을 받게 되는데…….


「모두가 나에게 탐정 역할을 하라고 해」
단골 카페에서 만난 편의점 직원은 시라이시에게 재능을 살려서 탐정이 되라고 하지만,  그는 그저 곤란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시라이시는 편의점 직원과 함께 전철을 타고, 갑자기 시라이시의 손에 피 묻은 칼이 쥐어지더니,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때 한 목격자가 고등학생이 시라이시의 손에 칼을 쥐여주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을 한다.


「나를 둘러싸고 흘러가는 수많은 것」
요쓰비시 상사 영업 1과에서 자연수를 채취해 미네랄워터를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담당자인 노다는 최근 공장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품질이 너무 좋아서 문제라는 것. 시라이시는 현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에 사는 모녀와 안면을 트고, 다섯 살 소녀 아나는 시라이시에게 살갑게 대해준다. 아나의 아버지는 미네랄워터를 생산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원이다. 시라이시가 본사에서 조사를 위해 파견되었다는 걸 안 아나의 아버지는 진실이 밝혀지면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사정한다. 그 모습을 본 아나는 시라이시가 아버지를 괴롭힌다고 오해한다. 그리고 갑자기 아나가 실종되는데…….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싫지 않다」
시라이시와 노다는 호텔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파티에 참석한다. 거기서 경찰청 공안부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요쓰비시 경비보장 회사에서 일하는 사쿠라이를 소개받는다. 그는 공안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달라는 부탁에 이 호텔에서 벌어졌던 스파이 사건에 대해 말해준다.
사쿠라이가 이끌던 팀은 공항에서 입국한 여성 스파이를 쫓아 호텔로 간다. 그녀는 동료에게 전달할 기밀정보를 갖고 있다. 호텔 방으로 쳐들어가니 그녀는 알몸으로 목욕 중이다. 객실에서 기밀정보는 발견되지 않고, 이제 남은 건 욕조 속과 그녀의 알몸뿐. 팀 내의 유일한 여성이 그녀를 다른 방으로 데려가 조사하는데 갑자기 총성이 울리고, 그녀가 공안에게서 빼앗은 총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쏜다. 그녀는 병원으로 이송되고, 감식반이 객실을 샅샅이 뒤졌으나 결국 헛수고로 끝난다. 그런데 기밀정보는 분명 동료에게 전달되었다. 그녀는 왜 자신의 허벅지를 쏘았으며, 어떻게 물건을 전달한 것일까?

 

 

저자소개더보기

시라이시 가오루

1969년 도쿄 신주쿠에서 태어났다. 2009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로 제29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상 우수상을 받으면서 미스터리 작가로 데뷔했고, 이후 작품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와 필명을 시라이시 가오루로 바꾸었다. 후속작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가 있다.

 




도서목차더보기

프롤로그_ 창 너머의 잊힌 거리…07
눈앞의 낯선 그대에게…15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87
막간극, 어느 길모퉁이에서의 해후…165
나를 둘러싸고 흘러가는 수많은 것…179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싫지 않다…247
에필로그_ 사람은 모두 ‘나’라는 수수께끼를 만든다…341
옮긴이의 말…348 

본문 주요문장더보기

나는 그녀의 얼굴, 말투, 행동이 어땠는지 필사적으로 떠올리려고 애썼다.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생각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생각나지 않는 것이 더 많았다. 이 또한 당연하다. 무엇보다 내가 머리를 잘랐던 그녀가 어디 살았던 누군지 아직도 모른다. 아무리 그래도 굉장한 충격과 함께 뇌리에 새겨졌을 기억이다. 좀 더 자주 떠오를 만한 기억인데.
어쩌면 나는 박정한 인간일까. 아니다. 그냥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다. 그렇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내 마음은 언제까지나 과거에 머물지 못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마음은 왜 때때로 과거를 향해, 전에 알고 지낸 사람들과 어울리던 그 시점에 멈춰 있으려고 할까. 인간이니까, 역시 인간이니까 그렇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창밖으로 펼쳐진 대도시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봐야 할 것이 너무 많고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요즘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죽은 사람도 포함해.
그래도 그녀는 그나마 낫다. 지금 나는 그녀를 떠올렸다. 그러니 그녀는 그때 그 장소에 있을 수 있다. 그와 비교해 나는 어떤가. 지금 이 밤에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약 지금 내가 이 사무실을 나가 그 아침의 시부야처럼, 아무도 모르는 거리로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면……. ―12~13쪽

 

“그런데 저 시체는 언제부터 숲에 있었죠?”
“아, 사망한 이후 말씀인가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략 4~5년은 됐을 겁니다. 빌딩 옥상 물탱크에 있는 시체가 오랫동안 발견되지 못하는 사건이 가끔 있는데 이 사건은 더 씁쓸해요. 도시의 사각이니까요.”
“지금 사후 4~5년이라고 하셨나요?”
나는 형사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
“네, 손상 진행 정도로 보면 그쯤 됩니다.”
내가 왜 눈을 깜박이는지 알 리 없는 형사가 대답했다. 그 옆에서 실장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나도 비슷한 표정이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형사가 한 말은 터무니없었다. 실장의 비명도 그 사실을 증명했다.
“이상해요, 그건. 어머, 죄송해요.”
높은 목소리를 억누르듯 실장은 입술에 손을 댔다.
“그래도…… 그럴 리가 없어요.”
“맞습니다.”
옆에 우뚝 선 거대한 실루엣을 바라보며 내가 말을 받았다.
“왜냐하면 이 빌딩이 2년 전에 세워졌거든요.” ―23~24쪽

 

“탐정을 해보지 않을래요?”
“하, 하아?”
테이블에 손을 짚고 허리를 반쯤 띄운 직원 여자아이를 놀란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계속 놀란다는 말만 하고 있는 것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그만큼 그녀가 꺼낸 말이 기절초풍할 이야기였으니.
“그게요, 방금 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시라이시 씨는 회사원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늘 딴 세상에 있는 것 같고 한눈만 팔잖아요.”
일단은 성심성의껏 일하고 있는데요, 커피를 스푼으로 저으며 생각했다. 오늘도 업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그녀와 만나서 이 카페에 왔다. 테이블 아래에는 비즈니스용 가죽 가방. 보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실한 회사원이잖아.
“칭찬해줘서 고맙지만.”
나는 말했다.
“내게는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재능 같은 건 없어.” ―89~91쪽

 

그때 사건이 일어났다. 이 열차는 준특급이다. 대부분 역에 정차하지 않고 오로지 어둠 속을 쭉쭉 달려간다. 첫 번째 역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직원 여자아이가 앞머리를 쓸어 넘기고 창밖으로 적신호가 스쳐 지났을 때 그 일이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내려뜨리고 있던 내 왼손에 무언가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어라, 하고 놀라서 고개를 숙였는데 옆에는 아무도 없었고, 내 손에 나이프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게다가 그 나이프는 절반까지 선명한 피로 물든 채였다.
차량 후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다급히 시선을 돌리니 좌석에 앉아 있던 뚱뚱한 중년 남성이 괴로운 듯 몸부림치며 일어서더니 찡그린 얼굴로 가슴에 부여잡았다. 그 손을 떼자 초여름 계절에 잘 어울리는 새하얀 와이셔츠의 거대한 가슴팍에 선연한 핏빛이 번지고 있었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남성 주변의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고, 그중 한 사람이 내 손에 피범벅인 나이프가 들렸다는 사실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비명이 또다시 일더니 이번에는 이쪽에 있는 나를 피해 인파가 이동했다. 쓰러진 남성과 나, 두 곳의 공백 지대를 남기고 승객들은 차량의 양 끝 공간으로 몸을 피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야, 대단한데. 홍해를 가른 모세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하고 현실 감각 떨어지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쓸데없는 생각에 오래 빠져 있을 수는 없다. 나는 나이프를 빈 좌석에 내려놓고, 선반에 올려놓은 가죽 가방에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비닐봉지를 꺼내 그 안에 나이프를 넣었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것을 왜 들고 다니나 싶었는데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 감탄했다.
그러고 나서 차분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그분을 찌른 범인이 아닙니다. 제가 선 이 자리와 남성분의 자리는 꽤 멀고 저는 그쪽으로 가지도 않았으니까요.” ―96~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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